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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행복하게 돈 버는 방법

[쿨머니 칼럼] 태양광과 정원으로 옥상에서 에너지 만들기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03/14 05:55 | 조회 7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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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때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이런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짬짜면을 내놓은 중국음식점이 인기를 끈 적이 있다. 그릇의 반엔 짬뽕, 반엔 짜장면을 담은 것이다. 이 방식을 옥상의 유휴 공간에 응용하면 지속가능한 에너지 해법이 나온다. 태양광 시설과 녹화 시설을 함께 설치하는 것이다.

태양광과 옥상녹화는 각자의 특색이 다르다. 태양광은 에너지를 생산하고, 옥상녹화는 에너지를 절약한다. 친환경 효과는 비슷하다. 그런데 비용 효율과 사회적 효과가 다르다. 서울의 기후조건에서 태양광시설 1m² 당 일년에 생산할 수 있는 전기는 124~186 kWh이다. 그 경제적 이득은 연간 1만1000원~2 만 원이다. 설치비용이 1m² 당 30만~40만 원이니 회수에는 25년 이상 걸린다.

옥상녹화 1m² 설치비는 15만 원 정도이다. 녹색피복과 흙의 단열효과로 냉난방 에너지를 절약한다. 서울에선 1m² 당 160 kwH의 에너지와 연간 약 1만8000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회수에는 8년 남짓 걸린다. 비용면에선 옥상 녹화가 나은 셈이다.


옥상녹화엔 여러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텃밭을 분양하고, 채소재배나 벌꿀 수확하면 돈을 벌 수도 있다. 기후변화로 게릴라성 폭우가 올 땐, 내려가는 빗물의 양을 줄여 홍수를 예방할 수 있다. 단일목적의 홍수방지 시설을 대체하거나 규모를 줄일 수 있는 효과가 탁월하다. 녹화면은 옥상표면의 열팽창과 수축을 막아주기 때문에 건물의 수명을 연장시켜준다.

옥상녹화는 건설로 인해 훼손된 녹색공간을 회복시킨다는 점에서 건축물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할 수 있다. 음악회, 김장 나눔 행사 등 지역주민과 건물의 구성원들을 위한 소통의 공간을 만든다면, 도시와 구성원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반면, 태양광 시설은 에너지 생산 말고는 다른 긍정적 역할이 그다지 없다.

옥상녹화에도 문제는 있다. 태양광 시설은 일단 설치하면 사람이 자주 갈 필요는 없지만, 옥상녹화는 사람이 자주 가서 돌봐야 된다. 옥상을 개방하면 안전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다. 하중에 대한 안전성 문제도 있다. 태양광 판넬의 하중은 15~20kg/m²이고, 옥상녹화의 하중은 80~120kg/m² 다. 오래된 건물은 큰 하중을 견디지 못한다.

이때 짬짜면식의 옥상관리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옥상의 외곽에 울타리 대용으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그 안에서 녹화를 하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접근 방지가 필요한 곳에는 태양광설비를 두고, 접근이 안전한 곳엔 옥상 녹화를 하는 것이다.

또, 건물에서 하중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기둥이나 보 근처에 한정하여 옥상녹화를 배치하면 구조물도 안전해진다. 전체 시설을 옥상의 설계하중보다 작은 하중으로 올리도록 설계하는 것도 방법이다. 참고로 학교 건물의 경우 설계하중은 300kg/m²이다. 서울대학교 35동은 옥상녹화로 사시사철 꽃과 채소를 수확하고, 사람들에게 쉼터,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지만 안전 문제는 전혀 없다.

햇빛과 빗물은 하늘이 주신 소중한 선물이다. 태양광 판넬은 햇빛만 받아내지만, 옥상녹화는 빗물과 태양을 최대한 활용한다. 지금까지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위한 정책은 태양광 발전, 빗물 이용, 홍수 방지 등 제각기 한 가지 목적만을 위한 것이다. 고비용, 비효율을 유발하는 정책은 지속가능하지 못하다.

앞으로는 짬짜면식의 방법으로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고려한 다목적인 해법을 정책적으로 촉진하면 어떨까? 세금도 줄이고, 시민들의 소통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태양광발전 일변도의 옥상활용 정책을 상식적, 공학적 차원에서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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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녹화로 꽃과 채소, 쉼터를 제공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35동과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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