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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에서 완생으로.. 장애우를 리더로 키우는 회사

[쿨머니, 우리 동네 히든챔피언]<4>서울 금천구 사회적기업 네오누리콤

백선기 쿨머니에디터| | 06/27 14:00 | 조회 5353

“교통사고 후 외상이 심해 7년여 동안 거의 바깥출입을 안 했어요. 지금요? 영업파트에서 일합니다.”

유병석(40) 네오누리콤 주임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를 통해 1년 전 이 회사에 입사했다. 대인기피증을 앓았던 그가 입사 후 크게 달라졌다. 유 씨는 자신감이 넘쳤고 지인들도 많아지고 무엇보다 경제적인 여유가 생겨 좋다고 말했다.

네오누리콤은 판촉 기념품 판매와 광고 인쇄물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이 업종은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이 아주 치열한 대표적인 업종이다. 쉽게 생겨나고 쉽게 사라진다. 그런 회사에 유씨를 포함해 7명의 장애우와 취약 계층이 일하고 있다. 직원 12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숫자다.

지난해 매출액은 29억 원, 매년 20%씩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애우들이 더 많은 직장이면서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거듭 성장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네오누리콤의 신성호(42)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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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네오누리콤 대표./사진=이우기,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 장애우 리더 양성…신뢰와 맞춤형 교육

“능력만 입증된다면 장애우라고 CEO가 되지 말란 법 있나요?”

장애우 직원을 바라보는 신 대표의 시선엔 애정이 있다. 단순 고용 차원을 넘어 비전을 심어주고 인재로 양성한다.

신 대표는 "장애우들이 저마다의 능력을 계발해 회사에서 임원이 되거나 또는 독립해서 대표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과연 그의 말대로 잘 이뤄져가고 있는지 궁금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오른쪽 다리가 불편한 장창순 대리는 2년 전 입사 당시에는 단순 조립 포장 업무를 맡았다. 1년 후 사무업무로 발탁됐고 지금은 외부 영업을 도맡아 하고 있다. 관공서로 기업으로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장 씨가 외부 영업을 개척해보겠다고 처음 제안했을 때 신 대표는 흔쾌히 받아주었다고 한다.

장 대리는 “2~3달 동안 별다른 영업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어디 가느냐 캐묻지도 않고 재촉하지도 않았다" 라며 자신을 믿고 지지해줘서 더 열심히 일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장 씨의 피나는 노력은 빛을 발했다. 지난해 3건에 불과했던 상담 성공사례가 올해는 19건으로 크게 늘었다. 그의 꿈은 2~3년 안에 명실공이 팀장이 돼 중간관리자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다. 장 대리는 매월 두 차례 경영자 모임이란 사내 프로그램을 통해 회계와 재무, 노무관리, 마케팅 수업을 받으며 그 꿈을 키워가고 있다.

◇ 최우선 사회적 미션은 장애우 자립

신 대표가 장애우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지인을 통해 사회적기업을 알게 되면서 부터다. 한신대학교에서 '사회적기업아카데미'와 성공회대의 '사회적경제AMP과정'을 수료하면서 인간과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적 경제에 매료됐다. 학창 시절 가정 형편 때문에 환경운동가의 꿈을 접어야 했던 신 대표는 그때 “ 바쁜 일 때문에 잊고 지내거나 뒤로 제쳐놓았던 사회적 가치들이 스멀스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06년에 이윤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영리기업으로 출발했던 네오누리콤은 2013년에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했다. 신 대표는' 장애우들이 만들고, 판매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성공모델'을 사회적 미션으로 내걸었다.

◇ 중증장애우 채용을 위해 공장 설립

네오누리콤이 입주한 금천구 가산디지털 1로 119 건물 지하 1층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99㎡ 규모의 공간에 고주파 기계 2대가 다음 달 설치된다. 많게는 한 달 평균 80만 개의 명찰 케이스를 제조할 수 있는 설비다. 이 설비를 통해 중증장애우들을 많이 고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OEM 방식으로 생산을 맡겼던 중국 공장에서 기술을 이전 받기로 약속받았다. 기술을 익힐 수 있는 경증장애우들을 교육해 기술자로 임명하고 중증장애우들을 채용해 보조 업무를 맡기는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장애 특성에 맞춘 개별화된 직업 교육과 '장애인 업무 적합도'를 고려한 일자리 창출의 좋은 선례가 될 전망이다.

네오누리콤을 금천구의 히든챔피언으로 추천한 '금천구사회적경제지역특화사업단' 임정아 매니저는 "장애인을 위한 복지 시설이 많지만 최고의 복지는 지역 사회 안에서 함께 더불어 사는 것" 이라면서 " 냉엄한 시장논리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취약계층 고용과 인재양성에 힘쓰는 네오누리콤은 금천구의 귀중한 존재이자 자랑거리"라고 추켜세웠다.

◇ 경쟁력 확보의 비밀병기는 '판촉기념품 연구소'

네오누리콤은 스스로를 또 다른 이름으로도 부른다. 바로 판촉 기념품 연구소(www.neogift.kr)다. 담당 직원들도 전문 연구 위원이라 부른다. 신 대표는 신상품과 트랜디한 상품 정보를 얻기 위해 중국의 알리바바와 국내 얼리어답터 사이트들을 자주 서핑한다. 또 국내의 판촉물 전시회와 디지털 사무문구전시회도 빠짐없이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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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 1로 사무실에서 광고물을 설치하기에 앞서 최종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이우기,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이를 기반으로 행사에 참석하는 고객들의 연령대와 성별, 취향, 기업 이미지가 잘 조화될 수 있도록 상품 제안서를 만들어 고객에게 제안한다. 기존에 나온 상품 중 적합한 것이 없다면 세트 상품을 기획하기도 한다. 직원들끼리 계속 미팅을 하고 SNS를 통해 아이디어를 올리고 토론하는 문화가 열려있다.

◇ '연대'는 사회적 경제를 튼실히 하는 비타민

사단법인 소상공인 협회 마케팅 이사를 맡고 있는 신 대표는 사회적기업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하고 300만 원 한도 내에서 인쇄홍보물을 무료로 제작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 경제조직과 취약계층에게는 판매 대금의 10%를 할인도 해준다.

네오누리콤 홈페이지에는 현재 6개 사회적기업 상품 40여 개가 등록돼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천우 굿프랜즈'의 치약 짜개와 칫솔을 서울시에 납품했고 가죽의류를 봉제하는 '두루행복나눔터'의 데스크패드를 고객사에 판촉물로 납품했다. 이밖에 임직원 명절 선물이나 사무실 용품들도 지역 협동조합의 제품을 이용한다.

◇ 사회적 경제조직끼리 뭉쳐 어려운 이웃 돕기

지난 4월에는 사회적 협동조합 '금천사회경제연대'의 일원으로 참여해 금천구청과 함께 주변의 어려운 이웃 돕기 협약식을 가졌다. 하누리주간보호센터 원생 12명은 지난해 3월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3박 4일 캠프를 다녀왔다. 6년여만의 장거리 여행이었다. 비용은 네오누리콤으로부터 소근육 발달을 위한 교육도구로 명찰 케이스 부품을 받아 원생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완성품을 만들어 500만 원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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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누리주간보호센터 장애우 12명은 명찰케이스조립으로 500만원을 모아 지난해 3월 제주도 3박4일 캠프를 다녀왔다./사진제공=네오누리콤


하누리주간보호센터 이미순 원장은 "이곳의 원생들은 직업도 갖기 힘들 뿐 더러 자력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20~30대 초반의 최고 중증장애우들"이라고 소개했다. 이 원장은 "장애우들이 스스로 벌어서 어떤 일을 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면서 "부모님께 의존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가 해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신 대표에게 중장기 계획을 물었다. 그는 기획에서 인쇄, 포장, 물류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갖추는 새로운 기업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더 많은 장애우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인터뷰 내내 그는 솔직함을 보여줬다. 맨 처음에는 다방면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해서 겁 없이 사회적기업에 뛰어들었고 장애우도 채용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들과 함께 몸으로 부딪혀가며 일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는 사회적 경제가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도록 뛰어다니고 장애우들의 미래 설계를 도와주는 선봉에 섰다.

그 역시 사업을 운영하면서 크고 작은 실패를 피할 수 는 없었다. 그때마다 그는 "수업료를 지불한 것"이라 표현했다. 실패하지 않았으면 깨달을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이 지금의 네오누리콤의 성장에 밑거름이 된 것이다.


[팁]저소득층과 미취업 청장년들의 취업을 돕는 취업성공패키지

네오누리콤의 유재석 주임은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찾았다. 고용노동부는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과 미취업 청장년(18~64세) 등 취업애로계층을 대상으로 최장 1년 동안 단계별로 통합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취업성공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1단계(3주~1개월)는 개별적인 취업상담을 통해 취업활동 계획을 세우고 경로를 설정하는 시기이다. 참여자들에게는 패키지별로 20만~25만 원의 훈련 수당이 주어진다.

2단계(최장 8개월)는 직업 능력 증진기이다. 실무 능력 향상을 위한 직업훈련과 중소기업 청년 인턴십 등을 제공한다. 월 최대 40만 원의 훈련수당이 6개월간 지급된다.

3단계(최장 3개월)는 집중적인 취업알선 시기이다. 이력서 클리닉. 구직기술 제고, 동행면접, 취업알선 서비스가 이뤄지며 안정적 일자리 취업이 목표이기 때문에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일자리를 얻으면 최대 100만 원의 취업성공수당이 지급된다.

더 자세한 내용과 정보를 알고 싶다면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에 문의하거나 또는 취업성공패키지 홈페이지(www.work.go.kr/pkg)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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