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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객으로 선행? '착한 여행에 반한 사람들'의 별난 나눔

[쿨머니, 우리 동네 히든챔피언]<5>서울 관악구 사회적기업 착한여행

백선기 머니투데이 쿨머니에디터| | 07/18 09:20 | 조회 6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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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반사회원들은 다음번 여행자 인편에 학용품과 생활용품등을 들려 보내 현지어린이들에게 전달한다./사진제공=착한여행


여행광인 최정배 씨(60)는 2년 전 네팔의 히말라야 산 트래킹 여행을 잊지 못한다. 슬리퍼만 신고 산에 오르고 무거운 짐을 들면서도 마냥 행복해 보이는 네팔 사람들을 보면서 더 많이 갖고 있으면서도 행복할 줄 몰랐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유명한 관광지를 휙 둘러보고 사진 찍고 쇼핑하던 틀에 박힌 여행에서는 좀처럼 맛볼 수 없었던 경험이었다. 7박 9일 동안 셰르파와 짐꾼 등 현지인과 부대끼면서 그들과 어깨동무하고 춤도 추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함께 여행을 갔던 사람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신이 갖고 있던 물건을 하나, 둘 현지인에게 남겨주고 왔다. 옷. 침낭, 신발, 스틱, 아이젠 등. 이들에게 새로운 여행의 묘미를 안겨준 건 바로 사회적기업 '착한여행'이다.

◇ 공정여행은 모두가 행복한 지속 가능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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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여행의 라오스 힐링스테이 장소. 친환경 소재인 대나무로 엮어 만든 벽과 라오스에서 자라는 튼튼한 나무로 기둥을 만들어 지은 라오스 전통 가옥양식이다./사진제공=착한여행

나효우 착한여행 대표(52)는 20여 년 넘게 국제협력 활동을 해온 베테랑이다. 그는 지난 2007년 중국에 수학여행 갔던 고교생들이 퇴폐업소인 마사지숍에 들어갔다가 적발된 사건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훌륭한 문화유산이 많은데 아이들이 마사지숍을 먼저 떠올리는 건 어른들의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밌고 의미 있는 여행으로 여행문화를 확 바꿔야겠다고 결심했다.

나 대표는 2009년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공정여행과 책임여행을 표방한 전문 여행사인 ㈜착한여행을 설립했다. 착한여행은 전국 소설 벤처 경연 대회서 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10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으면서 공정여행업계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공정여행이란 내가 누린 즐거움을 후세들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지속 가능한 여행이 되기 위해서는 여행 지역의 자연과 문화과 잘 보존되고 사람들이 존중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착한여행은 세 가지 가치를 추구한다. 첫째는 여행자가 즐거운 감동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모두를 배려하는 친절한 여행(Travelers Friendly)이다. 둘째는 여행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착한 소비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마을 여행 (Community Friendly)다. 셋째, 자연과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과 자연보전을 위한 친환경 여행(Environment-Friendly)이다.

착한여행의 추천코스는 대개 마을여행이다. 현지의 전통가옥에서 머물며 현지 음식을 경험하고 소수민족 마을을 방문해 다른 문화의 삶과 지혜를 엿보는 프로그램이다. 이 코스는 전통시장과 공정무역가게를 이용함으로써 지역사회의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설계됐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지역 나눔이다. 캄보디아와 라오스에서는 사회적기업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들러 식사를 하고 그 수익금은 직업학교 학생들의 교육비로 지원된다. 여행자는 이 과정에서 다른 세상과 소통하고 나눔의 즐거움을 배우게 된다.

◇고객들이 홍보대사 자처...연 18억 원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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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반사'는 히말라야트래킹때 함께 여행한 15인에서 시작해 지금은 130여명으로 늘었다. /사진제공=착한여행

착한여행 고객들 사이에는 독특한 문화가 생겼다. 착한 여행상품을 이용한 여행자들이 스스로 홍보대사가 되는 것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착한여행에 반한 사람들(이하 착반사)'이라 부른다.

착반사의 시작은 2년 전 착한여행을 통해 네팔 히말라야 트래킹을 다녀온 여행자 15명이 결성한 친목단체다. 이들은 공정여행에서 얻은 존중과 배려, 관계와 같은 소중한 가치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길 바랐다.

여행지에서 한국 여행객들과 마주칠 때마다 “착한여행 아세요?”라고 물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늘어놓는다. 착한여행에 반한 사연을 들어보면 “보람 되고 현지인과 더불어 보낸 순간들이 자꾸 생각나 또 가고 싶고 그리고 내가 위로받고 돌아오는 여행”이라고 한다.

여행이 끝난 후에도 착반사 회원들은 십시일반으로 돈과 물품을 모아 자신이 여행을 다녀온 라오스, 캄보디아 마을 어린이들에게 크레파스와 공책 같은 학용품을 전달해주고 있다.

착반사들은 여행 중에 물품 구매는 기본이고 심지어 야시장 등지에서 현지인들의 매상을 올려주기 위해 통역과 호객 행위를 자처하기도 한다. 이런 문화는 신입 회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수되면서 착한여행이 성장하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

그 덕분일까? 착한여행은 지난해 18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고 초창기 15명에 불과했던 착반사 멤버들은 130여 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착한여행 홈페이지에 가입된 회원 수도 3000명에 이른다. 그사이 직원도 7명으로 늘었다.

◇ 브라질 리우+20 국제회의 주선...해외 프로그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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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봉사단원들은 현지에서 일손을 돕는 노력봉사와 어린이를 돌보는 교육봉사를 한다./사진제공=착한여행

관악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는 착한여행을 관악구의 히든챔피언으로 소개하면서 특히 해외연수와 봉사 프로그램 기획력이 뛰어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해외 자원활동과 지역재생, 협동조합 연수로 다양하게 짜여진 이 프로그램들은 주요 고객들이 지방자치단체와 자원봉사센터, 각 대학과 시민단체들이다.

2013년 착한여행은 한국민간위원회와 브라질 리우+20 국제회의를 주선해 국제협력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나 대표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한 공개입찰은 홍보 역량이나 회사의 규모와는 상관없이 콘텐츠가 생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20년 넘게 국제관련 단체에 일했던 경험과 인맥들이 쌓이다 보니 공개입찰경쟁에서 90%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이 분야만큼은 어느 누구도 쉽게 따라올 수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표시했다.

해외협력 분야에 강한 착한여행은 2011년 라오스의 유서 깊은 현지 여행사와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어 2013년에는 캄보디아, 올해에는 필리핀에 지사 설립을 추진하며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전 세계 어느 나라든 공정여행의 무대" 스페인 여행코스 론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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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순례길초보자라면 비교적 걷기쉽고 풍광이 아름다운 갈리시아(Galicia)지방의 사리아(Sarria)에서 출발해 산티아고까지 5-6일동안 117.3km를 걷는 코스를 추천한다./사진제공=착한여행

착한여행은 친환경 여행으로 지난해 스페인의 걷기 여행을 론칭했다. 공정여행하면 아시아, 또는 빈곤한 나라만을 떠올리는데 이 같은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는 게 론칭 배경이다.

나 대표는 "공정여행이란 특별하지도 어렵지도 않은 것"이라며 "여행지의 고유한 문화를 존중하고 다름을 배우며 관계를 맺는 열린 마음만 있으면 세계 어느 나라이든 공정여행의 무대로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착한여행은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 50여 개국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6명 이상만 모이면 그들만을 위한 여행을 디자인해준다. 인솔자와 한국어를 할 줄 아는 현지 가이드와 전용차량이 제공되고 자유여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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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게티성 삼위일체교회 (코카서스 3개국의 하나인 조지아): 해발 2170m 산봉우리에 홀로서 있는 성당이어서 격변기에 귀한 성물을 피난시키는 장소였다./사진제공=착한여행

◇ CEO의 웃음은 직원들의 활력소

착한여행은 트래블러스맵, 공감만세 등 공정여행 사회적기업 40여 곳과 함께 '지속 가능한 관광 사회적 기업 네트워크'을 만들어 여행 문화 개선에 힘쓰고 있다. 또 자신이 몸담고 있는 관악구 주민들을 위해 ‘걷고 싶은 길’을 주제로 마을 여행코스를 만들고 지역의 착한가게를 발굴해 알리는 커뮤니티 매핑 지도를 개발해 관악구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에 이어 올해 상반기 나라를 뒤흔든 메르스 공포는 여행업계 사람들에겐 죽음의 터널과도 같았다. 어떻게 이 모진 시간들을 견뎌냈을까?

"너무 힘들 때면 그냥 쉬었다 간다 생각합니다."

나 대표는 "아무리 힘들어도 직원들 앞에서는 웃음과 여유를 보여줘야 한다"며 "회사가 어려울 때일수록 CEO가 굳건히 버텨주어야 조직이 살아난다"고 말했다. 메르스가 수그러들면서 발길이 뜸했던 여행객들의 발길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 긴 터널의 끝으로 햇살이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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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이 있는 관악구사회적경제허브센터앞에서 환하게 웃는 (주)착한여행 직원들. 가운데가 나효우 착한여행 대표./사진제공=이우기,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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