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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원으로 카페 창업해 연 매출 7억 원 '중졸 사장'

[쿨머니,가치를 만드는 소비]위기 청소년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기업 ㈜자리

백선기 이로운넷 쿨머니에디터| | 06/04 10:00 | 조회 70156

‘카페’ 창업이란 격전지에 300만 원을 들고 뛰어들어 지난해 매출 7억 원을 달성한 30대 중졸 청년이 있다. 운영점포는 서울 양평동 선유도역과 다음 카카오 한남오피스·서울역·신도림 등 직영점 4곳과 상암동 MBC사옥의 위탁 운영점 1곳 등 총 5군데에 이른다.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그의 업체는 사회적 가치도 만들어내고 있다. 5년 동안 200명의 청년이 그가 창업한 업체에서 무료로 바리스타교육을 받았다. 그중 몇 명은 바리스타로 취직했고 몇 명은 사회복지학, 호텔경영학과 등 대학교에 입학했다.

중학교 졸업 후 17세부터 바로 생업전선을 뛰었던 그는 이제 서울대에서 특강을 하고 진로진학팟캐스트에 출연할 정도의 유명인사가 됐다. 7일 방송 예정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팟캐스트 ‘진로레시피(http://www.podbbang.com/ch/7445)’ 녹음을 마친 그를 서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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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학부모를 위한 진로레시피'에 출연해 카페 창업기와 사회적기업가로서의 진로를 설명하는 신 바다 (주) 자리 대표

◇위기청소년 돕다가 사회적기업 창업한 청년

“흙수저라구요? 전 플라스틱 일회용 수저에요.”

사회적기업 ‘자리(ZARI)’(www.facebook.com/zari.corp)의 신바다 대표(33)는 과거 자신의 처지를 ‘일회용 수저’에 비유했다. 편모슬하에서 가장이 됐고 빨리 돈을 벌고 싶어 고등학교를 자퇴한 17살 소년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퀵서비스, PC방 아르바이트 등 친구 부모님들로부터 ‘쟤랑은 놀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고 설움이 복받치기도 했다.

천신만고 끝에 300만 원을 모아 그는 부천에서 ‘카페 음자리’를 열었다. IT회사 근무시절 경험한 홍대 앞 카페 문화를 벤치마킹했다. ‘카페 음자리’는 부천에서 입소문을 타며 금방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다.

2010년 어느 날 신 대표는 인천 카톨릭아동청소년재단으로부터 쉼터 청소년들이 카페를 만들고 싶어 하니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 모습이 투영되면서 위기청소년하면 문제아로 낙인찍히는 사회적 편견을 없애야겠다고 생각했다.

“중학교만 졸업해도, 사회가 규정해놓은 틀에서 벗어나도 멋지게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위기청소년의 자립 문제와 카페 사업과 접목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사회적기업을 알게 됐어요. 자연스레 방향도 그쪽으로 잡게 됐죠.”

6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이 업체는 올해 연 매출 10억 원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했다. 강사 2명을 포함해 상주 직원은 15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평균 4~5명이 소위 ‘위기청소년’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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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자리 선유도 점. 카페 5개 매장 전 직원 가운데 평균 4-5명이 위기 청소년들이다.


◇카페 '자리'의 뜻은 '쉴 자리 일자리 꿈자리'


청소년복지지원법은 ‘위기청소년’을 ‘가정 문제가 있거나 학업 수행 또는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등 조화롭고 건강한 성장과 생활에 필요한 여건을 갖추지 못하는 청소년’이라고 정한다. 2010년 한국청소년 상담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위기청소년 비율은 17%로 87만 명에 이른다.

이들의 자립을 돕는 것이 ‘자리’의 미션이다. 신 대표가 내건 ‘자리’의 사회적 가치는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 꿈을 향해 달려가 듯 진로를 찾아가는 꿈자리, 정당한 대우를 받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 그리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쉴 자리를 마련하는 일이다.

이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자리(ZARI)가 추진하는 3대 과제는 교육과 채용·주거해결이다. 정규 교육과정을 마치지 못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무료 직무교육을 시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채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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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청소년들이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는 과정을 배우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200여명의 위기청소년들이 무료로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다. 그 중엔 교육을 통해 호텔조리학과에 진학했거나 커피와 관련된 경력을 계속 쌓아가는 교육생도 있다. 일부는 자리에서 운영하는 직영카페에 고용되기도 했다.

인생반전은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직원으로 뽑아놔도 한창 객기를 부릴 나이의 청소년들인지라 진득하게 붙어 있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하지만 꿈을 찾아 한 발씩 걸음을 떼는 아이들을 볼 때면 신 대표는 기특한 마음에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든단다.

하루는 한 청년이 신 대표를 찾아왔다. 15년 동안 보육원에서 지내다 나이가 차 퇴소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했다. 신 대표는 그가 직무교육을 받도록 한 후 사회적기업인 셰어하우스 ‘우주’로부터 지원을 받아 월20만 원에 주거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왔다. 그 청년은 올해 인천의 한 대학 수시에 합격해 사회복지사로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신 대표는 진정한 자립을 위해서는 주거 환경 개선이 필수임을 강조했다.



“집에 들어갔는데 알코올중독 아버지가 맨날 때린다고 생각해봐요. 여자아이들의 경우 친족에게 성폭행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런 환경아래서는 절대 바뀌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셰어하우스 우주랑 손잡고 주거공간을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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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자리가 위기청소년에게 제공했던 게스트하우스 내부

◇연 20~30% 성장의 목표는 '위기청소년 자립'

‘자리’의 수익모델은 커피 교육과 카페 운영· 커피용품 유통과 원두 판매·카페컨설팅과 케이터링 사업 등 다양하다. 매출은 매년 20%~30% 성장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이 낮아 적자를 면키 어렵다가 지난해 드디어 흑자로 돌아섰다. 돈도 경험도 부족한 그가 특유의 뚝심과 배포로 밑바닥부터 훑고 다니며 발품을 팔아 일궈낸 성과다.

그는 “소비자들은 영리해 좋은 일 한다고 무조건 구매하지는 않는다”며 “먼저 품질로 승부를 걸고 ‘그런데 알고 보니 착한 사회적기업이네’라고 할 때 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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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자리 서울역점 밤 풍경. 이외에 선유도역,신도림,카카오 한남오피스,상암동MBC본사 건물에 가면 카페자리를 만날 수 있다.


신 대표는 올해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관련기관의 추천을 받아 위기청소년 5명을 선발해 그들이 중도하차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과 채용 주거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대상자는 소년원을 출소해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가출한 청소년 그리고 보육원을 퇴소한 청년들로 압축했다.

“어른들은 참 변하기 어렵지만 애들은 달라요. 조금만 건드려주면 훌륭한 친구가 될 수 있어요. 특히 사춘기 때 방황이 심했던 아이들 가운데 예술적으로 뛰어난 애들이 많아요.”

자리는 위기청소년들에게 커피나 베이커리 같은 직무 교육뿐 아니라 인문학 교육과 심리 상담도 병행할 계획이다. 위기청소년들 대부분 몹시 자존감이 떨어져 있어 이를 끌어올리는 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가 커피를 통해 위기청소년들을 만나는 이유는 쉽게 접근하기 위한 수단일 뿐 이들 모두를 바리스타로 키우겠다는 게 아니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일거리도 파트타임으로 제공하되 시급을 최소 8000원 이상으로 책정해 최소생활은 유지되도록 할 예정이다. 주거는 100% 무료로 제공한다. 1년쯤 뒤에는 각자 자립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이다.

◇“중졸이든 초졸이든 기죽지 말고 날아라”

소년가장에서 5개 카페의 사장이 된 신 대표는 자신의 생생한 경험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나누고 있다. 지난 2년여 동안 자비를 들여 주2회 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에 출강해 100여명의 재소자를 대상으로 창업과 커피 전문가과정을 가르쳤다. 재소자 대상 교육 때면 신 대표가 즐겨하는 이야기가 있다.

“가난과 배우지 못한 것이 짐이 될 수도 있지만 날개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하세요. 이를 날개로 만드는 건 오롯이 당신들의 몫입니다.”



신 대표는 지난해 우리나라 최고의 수재들이 모여 있는 서울대학교에서 사회적기업 창업에 대한 특강을 했다. 그의 회사엔 대학원을 나온 직원이 입사했다. 그는 “중졸이든 초졸이든 학교를 못 나왔든 기죽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어둠이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더 빛나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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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와 함께 하는 직원들. 신대표는 직원들과 워크숍을 통해 자리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일을 중요시 생각한다.

[팁] 위기청소년 상담은 '꿈드림' '1388'

국내엔 학교에 입학한 후 3개월 이상 결석을 하거나 제적, 퇴학 처분을 받고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 소위 학교 밖 청소년이 28만 여명에 이른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매년 5~6만명 가량의 청소년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있다.

이들 중 절반은 위기청소년으로 추정된다. 여성가족부는 2015년 발표한 통계자료에서 위기청소년 2명 중 한명은 고등학교(50.3%)때 학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학교를 그만둔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이같은 현상은 비행청소년 (70.2%)집단에서 더 두드러졌다.

최근 5년간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범죄자 42만 4611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7만1127명이 학교 밖 청소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학업중단 청소년의 범죄율은 23.8%로 재학생 (0.7%)에 비해 34배나 높았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청소년 관련 자원을 연계해 위기 청소년에 대한 상담과 보호· 교육· 자립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 지역사회 청소년 통합 지원체계(CYS-Net)를 기반으로 전국적으로 202개 학교 밖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위기청소년에게 생계비·치료비 등 지원이 적시에 제공될 수 있도록 신청 서류를 간소화했다. 청소년복지 지원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청소년 특별지원 대상자 선정을 위한 가구원 소득확인 방법을 소득과 재산 조사 방식에서 건강보험료 확인 방식으로 변경했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 ‘꿈드림’(www.kdream.or.kr)은 청소년 면접을 통해 학업에 복귀하거나 사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뒤처진 학습의 보충 받아 재입학, 검정고시를 통해 상급학교로 진학할 길도 열어준다. 취업을 원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직업체험과 경제 활동을 지원하며 건강검진 등 청소년에게 필요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무료로 지원한다.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무사히 학교에 복귀했는지 취업에 성공했는지 등 사후관리도 이뤄진다.

청소년 전화 1388(www.cyber1388.kr)을 통해선 청소년의 일상적인 고민 상담부터 가출, 학업중단, 인터넷 중독에 이르기까지 상담 받을 수 있다. 전화뿐 아니라 문자, 카카오톡, 사이버상담(인터넷 채팅)으로도 이용 가능하다. 청소년 상담사와 청소년지도사 사회복지사 등 국가 자격을 소지하거나 일정기간 관련 실무경험을 갖춘 전문인력이 365일 24시간 상시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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