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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아동 살 빼고 결식아동 영양보충 '맛있는 쿡방'

[쿨머니,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토요일]<1>방학 중 결식우려아동 돕는 3가지 방법

백선기 머니투데이 쿨머니에디터| | 06/18 09:00 | 조회 4695

“이른 아침 눈 뜨자마자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오는 아이들은 아침밥부터 챙겨줘야 해요. 하지만 지자체의 급식비 지원은 단 1끼 분이라 운영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나마 정원의 80%만 지원해줘요. ” (‘맛있는 방학쿡방’ 지원서에 올라온 광주의 한 지역아동센터장의 글)

방학이면 전국의 지역아동센터는 그야말로 비상이다. 학기 중에는 아이들이 학교급식을 하고 오기 때문에 저녁 1끼만 챙겨주면 되지만 방학에는 점심과 저녁을 모두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1끼 식사 지원금으로 2끼를 준비하려다 보니 식단이 소홀해지거나 심지어 센터장이 사재를 털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공공부문의 지원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복지사각지대가 생긴 것이다. 이 사각지대에 사회적기업 아름다운가게와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이하 전지협)가 들어가 아이들의 일상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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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를 후원했던 기증천사들에게 결식 우려 아동을 돕기 위한 '맛있는방학쿡방'을 후원해줄것을 요청하고있다.

◇ 결식 우려 아동 수 38만 명, 1끼 지원금 3770원

정부와 지자체의 결식 지원 프로그램은 있다. 문제는 지원 프로그램 사이의 사각지대다. 결식우려 아동들에게 지자체가 지급하는 ‘꿈자람’ 카드는 저소득층 가정이 많은 지역의 아동센터에 말 못할 고민을 안겨준다. 소년소녀가장 등 결식학생을 위한 복지카드인 꿈자람 카드는 김밥천국과 일부 편의점, 지정된 음식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카드를 발급받은 아동은 지역아동센터의 급식 대상에선 제외된다.

조현숙 아름다운가게 나눔사업팀 간사는 "중복지원 문제 때문에 지자체들은 꿈자람 카드를 지닌 아동들을 아동센터 급식지원대상에서 제외시키게 하지만, 애들과 종일 함께 지내는 센터 교사들 입장에선 식사시간이 됐을 때 ‘넌 카드가 있으니까 먹지 말라’고 할 순 없는 노릇 아니냐"이라고 현장의 고충을 전했다.

센터에 오지 않는 아이들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조 간사는 “아이들은 대부분 편의점을 돌며 컵라면이나 인스턴트식품으로 식사를 대신 한다” 며 “보호자가 곁에 없어 식습관이 불규칙하고 인스턴트식품 과다 섭취로 영양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급식 지원 아동 38만여 명에게 지자체가 주는 평균 지원금은 1인당 3770원이다. 전지협 자원개발나눔국의 박우정 간사는 “지자체별로 지원 금액이 큰 차이가 나 전국 17개 시·도 중 12곳은 평균에 못 미치고 최저 3085원에 불과한 지역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3년 발간한 ‘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4000여 가구의 조사대상자 중 약 8%가 먹을 것이 떨어졌는데도 살 돈이 없었던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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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볶음밥을 만들기위해 파프리카를 썰고 있다. '맛있는 방학 쿡방'에서는 쉽게 혼자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법을 가르쳐준다.


◇ ‘맛있는 방학 쿡방’ 5200여명 결식우려 아동 지원

이 복지 사각지대에 민간이 나섰다. 아름다운가게는 2012년부터 전지협과 손잡고 방학 중 결식아동 지원 사업을 펼쳤다.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부터 ‘맛있는 방학 쿡(Cook)방’이란 프로젝트 명도 붙였다. 지금까지 약 2억8500만 원의 후원금을 모아 208개 지역아동센터의 아동 5200여명을 지원했다.

‘맛있는 방학 쿡방’(이하 쿡방) 사업은 방학이면 한 끼 식사지원금으로 두 끼를 제공해야하는 전국의 지역아동센터에 주4회 급식비와 주1회 테마 요리 체험교실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금은 정원에 따라 달라지는데 140만~240만 원 선이다.

본격적인 지원에 앞서 식품영양학과 교수와 전문가로 구성된 교육 팀은 현장에서 일하는 보육교사들에게 사전교육을 실시한다. 식단 짜는 방법과 구매계획 세우기·냉장고 저장방법·조리시 유의사항· 올바른 배식량 정보를 제공한다. 예산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회계교육과 안전한 어린이 식생활을 위한 식품첨가물 관련 교육도 진행된다.

◇ “110kg의 비만 청소년 식단관리로 2개월 만에 5kg 감량”

쿡방은 아이들에게 식사뿐 아니라 요리의 의미에 대한 깨우침도 줬다. 광주시 월산지역아동센터 한해춘 센터장은 “단순히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 아이들의 성장을 도왔다는 원초적인 효과도 있지만 그보다 가족애가 살아나고 자존감이 높아진 것이 더 큰 효과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는 지난 1~2월 겨울방학 때 지원기관에 선정돼 라면과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아이들에게 영양 보충을 위해 직접 만들 수 있는 요리를 가르쳐줬다. 김치볶음밥·꼬마김밥·주먹밥·스파게티 등 다양했다.

한 센터장은 13살 밖에 안 된 영수(가명)가 엄마를 위해 미역국 끓이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했을 때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엄마 생일 때 자기 손으로 미역국을 끓여드리고 싶다고 했다는 것이다. 쿡방에 참여한 많은 아이들은 자신의 먹거리뿐 아니라 일터에서 늦게 돌아오는 엄마·아빠를 위해 잡채밥·김치볶음밥을 만들어주고 싶어 했다.

조현숙 아름다운가게 간사는 “한 부모 가정 중 110kg이나 됐던 몸무게가 식단관리를 통해 2달 사이 5kg이나 빠진 아이도 있다”며 “편식이 심한 아이들도 자신이 만든 걸 먹어보면서 그런 습관이 고쳐졌다”고 전했다.

지역아동센터의 급식 지원은 이처럼 단순히 배고픔을 달래는 데에 있지 않다. 방임과 빈곤으로 인한 다양한 아동 청소년 문제를 예방해준다. 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에겐 제2의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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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방학 쿡방'에서는 주1회 테마요리를 통해 아이들의 영양을 보충하고 편식을 바로잡는다.

◇ 적은 돈, 작은 노력으로 참여하는 나눔 3가지

지난 겨울방학 때 쿡방의 혜택을 받은 지역아동센터는 26군데이다. 44곳은 예산이 모자라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돈이 없어도, 적은 돈으로라도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이 있다. 크게 3가지이다.

첫 번째 방법은 안 쓰는 물품을 가지고 바자에 참여하는 것이다. 아름다운가게는 2012년부터 매년 뚝섬 아름다운장터와 광화문 희망나눔장터· 위아자(위스타트 운동·아름다운가게·자원봉사) 나눔장터에 판매자로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판매수익금의 일부를 기부 받아 후원금을 조성했다. 판매자와 이를 구매하는 이 모두 결식아동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는 셈이다.

책을 사도 기부가 된다. 오는 25일 아름다운가게 안국점에서는 책을 사거나 기증하면 수익금 전액이 쿡방에 기부되는 바자가 열린다.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토요일’이란 나눔바자다. 매장판매가의 50%가 방학 중 취약계층 아동들의 급식을 지원하는 기금으로 전달된다.

기부나 후원금으로 힘을 보탤 수도 있다. 6월 한달 동안 아름다운가게는 정기기부자를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아름다운가게를 후원했던 기증천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정기적으로 기부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하고 있다. 유명 카페 프렌차이즈의 커피 한잔은 4000원대이다. 커피한잔 값이 라면 아이들의 소중한 한 끼를 챙길 수 있다. 기부 문의 전화번호는 02-725-8080. 아름다운가게 홈페이지(beautifulstore.org)네이버 해피빈(happybean.naver.com)을 통해서도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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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요리시간에 아이들이 만든 사자모양의 스파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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