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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 된 결혼이주여성, 카페 사장으로 일어선 비결

[쿨머니,사회적경제의 현장] 취약계층 여성점주 2명 배출한 카페오아시아

백선기 머니투데이 쿨머니에디터| | 07/08 10:40 | 조회 3528

필리핀 출신의 결혼이주여성 루나 제너린씨(33)는 카페오아시아 신대방동점 사장님이다. 37㎡ 남짓 규모에 6개의 테이블이 놓인 평범한 카페이지만 거기에는 한부모 가정이자 다문화가족인 세 식구의 희망이 담겨있다. 결혼이주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카페오아시아의 점주가 된 제너린씨는 "이제 혼자 일어서야 한다"며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주변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커피 맛 하나는 자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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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오아시아의 첫 결혼이주여성 점주가 된 필리핀 출신의 루나 제너린(33)씨가 손님에게 음료수를 건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난 6일 오픈한 신대방점은 2011년 출범한 카페오아시아의 30번째 점포다. 카페오아시아는 사회적기업이자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사회적 협동조합은 사회적기업 중에서도 '지역 주민의 권익과 복리 증진을 꾀하고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와 일자리 등을 제공하는 비영리 협동조합'을 뜻한다. 고용노동부 사회적협동조합 1호인 카페오아시아는 직영점이나 가맹점에서 결혼이주여성과 장애인·탈북주민 등 사회적 취약계층 여성을 고용하거나 이들을 조합원으로 참여시킨다.

제너린씨는 지난해 3월 지역다문화지원센터를 통해 카페오아시아에 취업했다. 처음 일할 때는 기준 이상의 소득이 있으면 정부 보조금이 끊기기 때문에 파트타임으로 일해야만 했다. 경력이 붙고 보수도 늘어나면서 정규직이 됐다. 사장이 되기까지 카페오아시아의 ‘포레카점’과 ‘서교점’에서 바리스타로 경험을 쌓았다.

직원이던 그가 카페 사장이 된 비결은 '아임시이오(I'm CEO)' 프로그램에 있었다. 올해 2월 그는 포스코의 후원을 받아 '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세스넷)'가 카페오아시아와 협력해 만든 '다문화·취약계층 경제적 자립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바리스타로서 숙련된 결혼이주여성에게 카페 창업 자금(최대 2000만 원)과 경영컨설팅·제반 행정 절차를 종합적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 올해 2월 첫 번째 수혜자로 탈북여성이 인천 배다리점을 오픈한 데 이어 제너린씨가 두번 째 창업자가 됐다.

한국 생활 11년째를 맞는 제너린씨는 남편과 이혼한 뒤 두 아이를 홀로 키우는 싱글맘이다. 아이들은 한국인이지만 그는 남편이 동의해주지 않아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했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총 결혼이민자 15만여 명 중 여성은 약 12만여 명으로, 그중 결혼 5년 이내 가정이 해체되는 비율은 37.8%에 이른다. 결혼을 유지하더라도 대체로 부부간 나이 차이가 많은 탓에 시간이 지나면 한국인 남편은 경제활동인구에서 제외돼 자녀 교육 등의 부담은 결국 결혼이주여성에게 전가된다.

2012년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를 보면 결혼이주여성의 고용률은 증가추세이지만 일자리의 질적 수준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노무가 29.9%로 가장 높고 23.9%는 서비스 분야 종사자였으며, 관리자는 0.1%에 불과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카페사장이 된 제너린씨의 사례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는 "카페가 잘돼 나중에 우리 딸에게 물려줄 수 있겠다고 상상하면 정말 기분이 좋다"며 "힘들어도 계속 걸어갈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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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열린 카페오아시아 신대방동점 개업식. 점주 제너린씨를 비롯해 박현 포스코상무,정선희 세스넷이사장, 강월구 여성인권진흥원 원장등이 참석했다./사진제공=카페오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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