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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6배 끌어올린 ‘사회투자’의 힘

[쿨머니, 국내 사회투자 도입 4년]서울시 사회투자기금 성과 분석

이경숙 기자|이로운넷 쿨머니에디터|, 백선기 기자|이로운넷 쿨머니에디터| | 12/03 08:59 | 조회 3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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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주택협동조합 보후너스의 배정훈 조합장(오른쪽)과 배지훈 이사가 길음동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 현장에서 폐기물을 운반하고 있다. /사진제공=보후너스

‘입주자가 나가겠다고 하지 않는 한 월세 인상 없이 살 수 있는 집.’ 주택협동조합 보후너스가 내년 문을 열려고 준비 중인 서울 길음동 셰어하우스의 콘셉트다. 완공되면 주거 취약계층 청년 11명이 입주한다. 1년 단위로 재계약은 하지만 입주자가 나가겠다고 하지 않는 한 계속 계약이 갱신되고 월세도 전혀 오르지 않는 환상적인 조건이다.

올해 2월 설립된 보후너스는 처음엔 낡은 주택을 보수해서 취약계층에 싼 월세로 공급했다. 발생 수익으로는 소외이웃의 주거 공간을 만들었다. 취지는 좋았지만 늘 자금 압박에 시달렸다. 신용평가등급이 없었던 무신용의 신생기업인데다 협동조합이라 중소기업 육성기금 등 정책자금은 물론 은행 등 제도권 금융자금도 받을 수 없었다.

이때 손을 잡아준 건 서울시와 서울시 사회투자기금 위탁운영자인 한국사회투자였다. 길음동 셰어하우스는 서울시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에서 4000만 원, 지역난방공사에서 2000만 원의 지원을 받았다. 6000만 원의 자부담 예산은 한국사회투자기금을 통해 대출을 받았다.

배정훈 보후너스 조합장은 “한국사회투자는 건별로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사업을 확장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며 “5년 상환에 10개월 거치, 연 2%의 좋은 조건으로 융자금을 받을 수 있어서 사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경실 한국사회투자 사무국장은 “사회적 금융은 대출 지원 후 사회적 가치를 곧바로 만들어내는 것이 보인다”며 “보후너스 같은 소셜하우징 업체를 지원하면 얼마 후 바로 청년 몇 명에게 좋은 공간이 제공된다"고 말했다. 도이치은행 등 기존 금융권에서 20여 년간 기업금융 경력을 쌓았던 그는 “일반 기업금융에선 사회적 금융만큼 직접 체험할 만한 변화를 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 547억여 원 융자 지원…사업 매출·순이익 증가

오는 5일 임팩트금융 세미나에서 발표 예정인 ‘서울시 사회투자기금 성과분석 보고서’는 이 기금이 지난 4년 동안 “사회적 금융을 통해 자금의 선순환 구조를 조성함으로써 사회적 경제 조직이 자조역량을 갖고 스스로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만드는 데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또 "중간지원조직과의 매칭기금 유치로 사회적 자본의 확충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한국사회투자가 운영을 맡은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의 총 규모는 약 557억 원이다. 서울시 위탁기금이 526억 원이고, 민간 기부금이 31억 원이다. 민간의 매칭 기부 약정금액까지 포함하면 약 703억 원에 이른다. 이중 한국사회투자가 집행한 기금은 547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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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후 변화를 분석한 결과, 사회적경제기업들은 2014년 매출 대비 2016년 추정 매출이 1.6배 늘었다고 보고했다. 당기순이익은 평균 2600만여 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사회적 프로젝트 융자지원의 효과는 더욱 눈에 띈다. 2013년 대비 2016년 추정자료 분석결과 매출은 2.2배, 당기순이익은 1.9배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비용 절감효과도 컸다. 한국사회투자 11월 기준 자료에 따르면, 사회투자기금은 연 2%의 금리로 사회적경제기업들에 51억6100여만 원, 사회적 프로젝트에 139억 원의 융자를 제공했다. 소셜하우징 융자에는 196억 원을 지원했다. 사회적금융 지원 즉 중간지원기관 협력사업엔 무이자로 158억8000여만 원을 제공했다.

보고서는 “일반 은행의 기업대출 평균 금리가 연 3.26%,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금리가 연 2.47%인 것과 비교했을 때 약 25억9100만 원의 이자비용 절감효과가 있었다”며 “이는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져 사회적경제업체의 지속적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 대출 지원업체 52.6% ‘저신용·무신용’

이 기금은 보후너스처럼 신용 등급이 아예 없거나 매우 낮아 시중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업체들에도 신용을 제공했다. 융자 지원 131건 중 대출 심사 당시 무신용은 47건, 신용등급 CC 이하 저신용은 13건으로 전체의 45.8%를 차지했다. 융자금액 기준으로는 저신용·무신용기업에 52.6%가 제공됐다. 무신용기업엔 약 244억 원, 저신용기업엔 약 44억 원이 융자로 지원됐다.

시중은행이나 중소기업육성기금으로부터 대출 받을 수 없는 사회적경제조직에 융자 지원이 들어가자 신용도가 개선됐다. 지원업체 중 51%는 신용을 새로 창출했거나 신용도가 개선됐다. 40%는 신용도가 유지됐다. 보고서는 “기금 융자 후 신용도 하락은 12건(9%)에 불과하여 무신용, 저신용자에 대한 융자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간 사회투자기금을 육성하는 효과도 높다. ㈜한국사회혁신금융은 지난 6월 기금으로부터 2억 원을 무이자로 대출받았다. 이곳은 사회적경제기업 88곳이 참여한 사회혁신기금 3억여 원의 운용사다.

이상진 한국사회혁신금융 대표는 “대출을 받기 전에는 기업 당 500만 원 수준의 소액 긴급자금을 3개월간 대출해줬으나, 지원 받은 후 니즈에 따라 대출기간과 금액이 다른 4개 상품을 운영하면서 대출금액이 평균 3000만 원, 대출기간도 2배 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상품 다양화 후 기금에 참여하는 혜택이 커지자 사회적경제기업이 이전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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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국사회혁신금융의 이상진 대표가 한 사회적경제기업가에게 사회혁신기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사회혁신금융

◇ ‘연체율 0.07%’ 좋은 실적에도 민간위탁 막는 법·제도

사회투자기금의 연체율은 0.07%로 은행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 1.1%, 중소기업 대출연체율 0.8%보다 낮았다. 연구책임자인 이종익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상무는 “사회투자기금이 무신용이나 저신용, 신생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낮은 대손율을 기록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이 상무는 향후 발전 과제로 늘어나는 자금수요를 감안해 기금을 추가 확보할 것, 지원형태를 장기대출과 지분투자 등 다양할 것을 제안했다. 더불어 신생기업에 대한 지원을 더 확대하고 유연한 이자율과 상환기간으로 융자의 양적, 질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사회적경제과의 강선섭 과장은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은 2015년 기준으로 사회적경제 융자금 중 53%로 가장 많은 금액을 차지했고, 금리도 0~2%로 가장 낮았다”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사회적 금융기관과 협력하는 직영관리체제 마련을 골자로 12월 중 조례를 개정하고 내년 2월부터 새로운 체계로 기금을 운영할 계획이다.

기금의 민간 위탁이 좋은 성과를 거뒀는데도, 서울시가 직영관리체계를 마련하는 이유는 2015년 7월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개정법안은 “기금의 관리 및 운용에 대한 사무의 일부를 소속 공무원에게 위임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공무원이 아닌 자에게 위탁할 수 있다는 문구를 뺀 것이다.

◇"사회투자 활성화 위해 기금관리기본법 바꿔야"

이에 대해 양동수 사회적경제법센터 더함 대표(변호사)는 “내년부터 기금의 민간위탁이 중단되면 4년 쌓인 전문성을 이어가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사회적경제기본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정부, 지자체가 조성한 사회적경제발전기금을 전문성 있는 민간에 위탁해서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금 조성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지자체 기금관리기본법 수정,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5일 오후 2시 은행연합회 2층 국제회의실에서는 2016년 임팩트 금융 국제 세미나가 열린다. 이 자리에선 호주임팩트투자의 로즈메리 에디스 의장이 국제 동향을 전하고, 문철우 성균관대 교수가 국가자문위원회를 제안할 예정이다. 이종익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상무는 서울시 사회투자기금 4년간의 평가를 발표한다. 또, 양준호 인천대 교수는 미국 지역개발금융기금(CDFI, Community Development Financial Institution)의 현황과 교훈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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