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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머니]'지역 화폐' 뜨니 지역도 뜨네

2017년까지 60곳 발행·올해만 10곳 추가…복지·축제 등 효과 ↑…행안부 관련 법안 추진

이화형 이로운넷 기자| | 03/10 03:54 | 조회 9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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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3천여 곳에서 사용되는 지역 화폐, 국내 60개 시·도·군·구에서 활발

유럽 전역에서 통용되는 화폐, 세계를 지배하는 달러. 기존 실물 화폐에 대항한 ‘가상 통화’까지 등장한 21세기에 세계도 한 국가도 아니고 지역에서만 사용되는 화폐가 활성화되고 있다면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지역 화폐의 역사는 길다. 미국, 일본, 캐나다, 독일 등 세계 각국 3,000여 곳에서 사용되는 개념이다. 국내에서는 1996년 잡지 ‘녹색평론’에 그 개념이 처음으로 소개된 뒤 1998년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미래 화폐’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당시 우리나라는 외환 위기로 인해 IMF 국제통화기금 관리를 받는 때였다. 경제가 고꾸라진 때이다 보니 여러 모색이 일어났고, 달러 중심이 아닌 대안 화폐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됐다. 강원도가 국내 광역단체로는 지난해 지역 화폐를 최초로 발행하면서 현실에서 힘을 얻기 시작했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역 화폐를 발행 중인 시·도·군은 60곳에 달한다. 조폐공사를 통해 발행된 지역 화폐 규모는 31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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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지역화폐 '모아'/사진제공=

◇ 소상공인 소득↑·복지·지역 축제 토대…다양한 방식의 지역 경제 활성화

서울 마포구에서 발행되는 지역 화폐 ‘모아’는 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라는 민간단체가 주도해서 만들었다. 구 단위임에도 가맹점은 180여 곳에 이르고, 망원시장 85개 점포 전체에서 사용할 정도로 성공사례로 꼽힌다.

마포구 지역 화폐가 이 같은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한 데는 단순히 상품권 모아를 판매하고 사용하는 일차원적 구조에 머물지 않아서다. 상인들에게 가맹점에 가입했을 때 어떤 이점이 있고 이를 통해 어떠한 지역 경제 발전이 이루어지는지 알리기 위한 정기적 모임을 연다. 또, 상품권 구매 시 5%의 추가 금액을 지급하는 등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동기부여도 제공한다.

경기도 성남시의 경우는 복지사업으로 지역 상품권을 활성화 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성남시는 지난 2006년 한해 100억 원 안팎이던 발행 규모를 지난해 260원까지 확대했다. 성남시는 ‘3대 무상복지’ 사업 중 하나인 청년 배당을 지역 상품권으로 지급해 복지사업을 확대하고 골목 상권을 살리는 성과를 얻었다.

성남시는 올해 7월부터 5세 이하 아동에게 월 10만 원씩 지급할 예정인 아동수당(약 562억 원)을 지역 상품권을 이용할 계획이다. 이를 포함하면 지역 화폐 발행은 1000억 원에 육박한다.

최근에는 축제기간에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상품권을 발행해 효과를 내는 사례도 나왔다. 강원도 화천군의 산천어 축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지역 상품권을 발행해 성공한 경우다.

산천어 축제는 12년 연속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올 정도로 성공한 축제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 1만2000원을 지급하고 입장권을 사면, 화천군에서 사용할 수 있는 5천 원권 지역 상품권을 받는다. 지난해 화천 지역 상품권 발매액 17억4000만 원 중 41.3%인 7억2000만 원이 축제기간에 팔렸다.

관광객 수가 증가하면 할수록 발생하는 이익은 지역으로 돌아간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지역 상품권 지급은 외부 자금을 지역 내로 끌어오기 때문에 애초 지역 화폐의 취지에서 한 발 더 나갔다. 화천군 관계자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해 역외자금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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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지역화폐 결제 모습 /사진제공=

◇노원구, 세계 최초 블록체인 지역 화폐 시행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지역 상품권도 등장했다. 그동안 지역 상품권은 실물 종이로 위변조를 막기 위해 한국조폐공사에서 발행했다. 서울 노원구는 올해 2월 블록체인 전문기업과 손잡고 지역 화폐 ‘NW(노원)’을 상용화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지역 화폐는 세계 최초다. 노원구의 노원은 종이가 아닌 가상 화폐가 지역 화폐 역할을 대신한다.

실물 종이 화폐 제작과 환전소 운영에 들어가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니 이른바 ‘자생적 수익구조’ 마련에 더 좋다. 무엇보다도 블록체인 기술 기반이니 특정 지역을 벗어나도 사용할 수 있다. 종이 상품권을 활용했던 기존 지역 화폐가 실질적인 시행범위가 협소하고 지속성 차원에서 한계를 나타낸 것과 분명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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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체 너도나도 합류…주민 참여로 활성화 고민해야

지역 화폐 발행 취지는 외지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자금의 역내 순환을 도모해 소상공인을 돕자는 것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는 정부 당국이나 거주 주민 모두에게 현실적인 문제다. 이런 이유로 올해 신규 발행을 준비하는 지방자치단체만 해도 옥천군과 경기도 양주·안산·시흥시 등 10여 곳에 달한다.

하지만 기존 지역 화폐의 가맹점 수와 판매금액만 놓고 보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는 못하는 곳도 있다.

김제시 경우 2000년부터 지역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올해로 발행한 지 18년 됐지만, 연간 판매금액은 12억~14억 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발행 금액과 소비한 인력을 생각하면 ‘제자리걸음’이라는 평가다. 더군다나 소비자의 약 90%가 공무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소비자는 외면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가맹점이 적고 유통량이 정체하는 것은 지역 화폐에 대한 상인과 소비자의 이해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상품권이 지역 경제에 어떤 역할을 하고 소상공인들에게 장기적으로 어떤 이익이 발생하는지 이해와 공감대가 부족해서다. 꾸준한 지역 화폐 순환을 위해서는 정확한 특징이 결정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지역 화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크게 ▲지역공동체 유대 강화 ▲소외계층 지원과 자립 ▲관광·문화·예술 활성화 ▲골목상권 등 지역 경제 활성화 ▲특정행사 참여 유도 등 5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지역의 특성에 맞게 상품권에 분명한 색깔을 입혀야 에너지 낭비를 막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지역 화폐를 발행할 때 자치단체가 일방적으로 주도하지 말고 민간의 역할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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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지역화폐 /사진제공=


◇ 행안부 지역 화폐 발행 적극 권장…근거법 및 지원방안 마련 중

최근 행정안전부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을 통해 실시한 ‘고향사랑상품권의 경제적 효과분석 및 제도화 방안 연구’(2017년 8월~12월)에 따르면 지역 주민만을 대상으로 상품권을 판매한 양구군(내부형)의 경우 지역주민이 타지역 소비를 줄이고 지역 내 소상공인을 이용함으로써 나타나는 소비 대체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춘천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상품권을 판매함으로써 외지인의 지역 내 추가 매출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앞선 화천군은 산천어 축제를 활용한 관광객과 내부 주민들이 이용하는 통합형 모델로, 지역 내 총생산(GRDP) 대비 상품권 유통규모가 적은 비율(0.19%)임에도 소상공인 소득상승 효과(1.13%)는 크게 나타났다.

행안부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지역 상품권 정책의 효과가 입증된 만큼 정부의 국정과제인 ‘소상공인·영세 중소기업 지원대책’의 하나로 지자체의 상품권 발행을 권장하기로 했다. 올해 중 상품권 도입과 활용에 관한 근거법 제정과 함께 각종 지원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현기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지자체에서 지역 상품권 제도를 도입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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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지역화폐 사용 모습 /사진제공=


◇ 지역 화폐 확산을 위한 핵심 키워드 5
▷뚜렷한 특색 필요=지역 화폐는 크게 ▲지역공동체 유대 강화 ▲소외계층 지원, 자립 ▲관광, 문화, 레저, 예술 활성화 ▲골목상권 등 지역 경제 활성화 ▲특정행사 참여 유도 등 5가지로 구분한다. 지역에 맞는 분명한 색깔을 찾아야 성공할 수 있다.

▷지역민 인지 우선 돼야=지역 화폐는 철저히 지역을 위한 화폐다. 전문가를 모으고 토론 등을 통해 이를 알리고 이해시켜야 한다. 이 작업만 충분히 이뤄져도 절반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념이 아닌 사업으로 접근=돈으로 모든 것이 좌우되는 사회에서 돈 이상의 의미를 담으려는 지역 화폐 운동은 쉽지 않다. 뜻과 의지가 좋아도 혼자는 할 수 없다. 지역 화폐를 혁신운동으로 접근하지 말고 사업으로 봐야 한다.

▷사용 동기 마케팅도 필요=지역 화폐를 사용할 분명한 이유, 혜택도 중요하다. 할인 적용이나 사은품 제공 등 방법은 다양하다. 가맹점도 원칙적으로는 소비자다.

▷가치로 호소하고, 이익으로 돌려주고=지금까지 지역 화폐는 가치, 즉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큰 뜻으로 호소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지역 화폐 사용을 이끌려면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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